양현수 충남대 총장이 구속됐다. 양 총장 법률대리인은 영장실질심사에서 “양 총장이 받은 돈은 대학발전을 위한 활동비”라며 “뇌물성격으로 보기 어렵다”고 변호했다. 그러나 영장전담판사는 “범죄사실에 대한 소명이 충분하다고 판단됨에도 피의자가 상당부분 범행을 부인하는 점을 볼 때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크다”며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이다. 결국 양

총장 개인으로서는 ‘국립대 총장 구속1호’란 오명을 안게 됐다.

총장구속사태의 파장은 총장 개인에 그치지 않고 충남대 구성원 모두에 불명예를 안겼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인의 범죄혐의를 피의자가 소속된 조직전체의 도덕성을 판단하는 잣대로 삼는 것은 논리적으로 무리가 있다. 하지만 논리와는 무관하게 그렇게 인식되는 것이 현실이다. 법적인 책임이 없는데도 조직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중압감을 견디지 못하고 조직을 떠나는 이들에게서 현실의 냉정함을 읽을 수 있다. 죄의 유무는 재판에서 밝혀지겠지만 교수나 학생, 동창회 등 충남대 구성원들은 어쨌든 낯을 들기가 부끄럽게 됐다.

문제는 충남대가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하는데 있다고 본다. 양 총장이 구속된 후 충남대 고위간부는 “다각적인 창구를 통해 학내 구성원들의 반목을 추스르고 통합으로 이끌어 가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충남대가 휘청거린 지는 벌써 여러 달이 됐다. 사안이 터질 때마다 제시된 해결책은 ‘화합’이었는데 여전히 ‘화합을 위한 노력타령’이다. 다른 말로 표현한다면 사태해결을 위한 화합은 난망하다는 얘기다.

“구성원들이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얘기도 마찬가지다. 사태가 이 지경이 됐는데도 강건너 불구경하는 듯하다. 사태해결을 위한 구성원들의 노력이 이 모양이니 충남대에 대한 여론이 따갑지 않을 수 없다. 충남대는 조속히 진정한 ‘화합책’을 내놔야 한다.

2007/06/20